나의 이야기

두더지의 행복

하얀날개 부산 2015. 8. 31. 13:06
 

 

 

         두더지의 행복

                                                      지은이: 하얀날개

 


 숲 속으로 요리조리 도망치는 아기 다람쥐 바로

위에서 부엉이가 뾰족한 발톱으로 잡으려는 순간!

아니? 아기 다람쥐가 사라져 버렸어요.

 

 "어? 요놈 어디로 갔지?"


부엉이는 황당한 눈빛으로 주위를 몇 바퀴 날갯짓

하더니 날아가 버렸어요.


 아기 다람쥐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알고 보니

땅이 움푹 파진 두더지 굴에 빠진 거였어요.

참 운이 좋은 다람쥐죠?

 캄캄한 두더지 굴에 빠진 아기 다람쥐 엉덩이를

무언가 실룩실룩 건드리는 거 같아요.


 "우아! 이게 뭐야?"


아기 다람쥐는 깜짝 놀라면서 뒤돌아 보았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었어요.

어둠 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면서,

 

 "이런 냄새는 처음인데, 넌 누구니?"
 

아기 다람쥐 엉덩이를 건드린 두더지 아빠가

코를 실룩거리고 있었어요.

 

 

 "깜깜해서 보이질 않네, 난 다람쥐야. 부엉이

한테 쫓기다가 여기 빠진 거야."

 

 "안녕? 넌 어디서 왔니?"


아기 두더지 두 마리가 엄마 두더지 뒤에서

고개를 내밀자,

 

 

 "넌 목소리가 나처럼 어리구나, 난 다른 숲에서

왔어. 청설모랑 연못 구경하러 온 거야." 

 

 "여긴 무서운 부엉이가 사는데 너희 엄마가

걱정스럽게 기다리겠구나."


엄마 두더지가 안타까운 듯 코를 실룩거렸어요.

 

 

 "그런데 이렇게 깜깜한 땅굴에서 어떻게

살아요?"


아기 다람쥐가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어떻게 살긴? 호호호!"


엄마 두더지가 웃음 짓자,

 


 "우린 우리 방식대로 행복하게 살고 있단다."


아빠 두더지가 미소 지었어요.


 
 "엄마 아빠가 웃으니 난 행복해!"

 

 "나두 나두 히힛!"


아기 두더지 두 마리가 방긋 웃었어요.

 

 

 "어떤 방식으로 사는데요?"


아기 다람쥐가 궁금한 듯 묻자,

 

 

 "이 튼튼한 발톱을 만져 봐. 땅굴을 아주 잘 파게

생겼지? 우린 이 발톱으로 땅 속에 집을 짓고

천적을 피해서 안전하게 살 수 있으니 행복한 거야."


아빠 두더지는 긴 발톱이 달린 두 앞 발을

내밀면서 미소 지었어요.

 

 

 "하지만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잖아요.

그래도 행복한가요?"

 

아기 다람쥐가 아리송한 표정을 짓자, 두더지

아빠는 엄마와 아기 두더지 볼에 코를 실룩

거리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우린 어둠 속에서 태어났어. 밝은 세상이 뭔지

몰라. 그래서 그곳에서 행복을 찾을 이유가 없지.

우린 우리만의 세상인 이곳 땅굴에서 자연스럽게

행복을 찾은 거야."


아기 다람쥐는 뭔가 알았다는 듯 미소 지었고,

땅굴 안은 행복한 기운이 가득 찼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