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름으로 잔뜩 흐린 날씨였던 어제 오후.
산행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이곳 온천장 거리에서
연세가 많으신 어느 할머니가 달력을 손에 쥐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어요.
그냥 지나치다가 그 할머니의 모습에서 문득
저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고개를 돌려 그 할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는데, 아마도 할머니가 새해 달력을
구해서 집으로 가는 길처럼 보였어요.
바람에 거리의 낙엽이 날리고 저의 감수성이
예민해진 탓인지, 할머니가 손에 쥔 달력은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한다기 보다 삶을 계속
영위하고픈 할머니의 소망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짠해지더군요.
그 할머니가 저의 어머니처럼 느껴져서
더 마음이 울컥했어요.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 있는 그곳의 거리를
좀 더 걸어가다가, 비둘기 세 마리가 거리에서
무언가를 쪼아 먹고 있는 모습을 보았어요.
제가 가까이 다가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언가를 열심히 쪼아 먹는데만 집중하더군요.
아마도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비둘기가 모이를
많이 먹고 체중을 늘려 추위에 견딜려는 것
같았어요.
물론 그건 겨울을 대비하는 비둘기의 본능이겠지만,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처럼 보여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어요.
그리고 아까 본 그 할머니가 다시 떠오르며,
아! 할머니 손에 든 달력은 삶을 계속 영위하고픈
소망이 아니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이란 것을 깨달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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